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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039
2011.04.05 (00:18:54)
"어디에 갔다 오시는거에요?" 

"아래층에서 담배 한대 피우고 왔는데요." 

"남자들은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풀리나보죠?" 

요즘 그녀는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머그컵에 반쯤 담긴 커피를 한모금 마신다. 인상을 찌푸린다. 그러게 평소에 먹던 것처럼 믹스커피로 타 마실 것이지. 갑자기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서 설탕하나 넣지 않은 블랙으로 타더니 그 모양이다. 

"그러는 그쪽은?" 

대답이 없었다. 



바쁜 하루 일과가 끝나고 다들 지쳐서 노곤해질 즈음 그녀가 마우스를 바닥에 탕 내려치며 화를 냈다. 

"아니 내가 어쨌다는거야." 

"무슨 일이에요?" 

"물건이 배송이 늦었다고 다짜고짜 화를 내잖아요. 택배회사 잘못이지 물건 제때 보낸 내 잘못이냐고?" 

걱정이 되어 물어본 옆사람의 표정이 굳어갔다. 더 위로의 말을 건넬까 말까 망설이는 표정이 얼굴에 나타난다. 하지만 더이상 할말을 찾지 못했는지 민망스런 표정으로 다시 자리로 돌아간다. 주변의 분위기가 식어간다. 식식대고 있는 그녀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말했다. 

"스트레스 풀 겸 저녁에 노래방이라도 갈래요?" 

"뜬금없이 무슨 소리에요?" 

"요것도 한 잔 하면서." 

손가락을 오무려 술잔모양으로 만들고 입가로 휙휙 시늉을 내자 그녀는 조금 기분이 풀렸는지 일그러진 얼굴을 조금 펴고 말했다. 

"야근해야 할 것 같은데......" 

"오늘 조금 일찍 끝내고 다같이 회식 어때요?" 

"콜." 

옆을 둘러보며 크게 외치자 여기저기서 엄지를 쳐들며 콜이라고 외쳤다. 그녀의 얼굴에 좀 더 화색이 돈다. 

"그럼 일찍 일 끝내야겠네요." 

"그럼." 

가볍게 어깨를 두드리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여자들은 술마시면 스트레스가 풀리는건가.' 

그녀에게 그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순간의 인내심으로 참은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2011.04.21 23:22:27 (*.56.120.221)
wyvern

말하고 있는 서술자와 그녀는 단순한 회사 친구 사이일지, 아니면 다른 감정선이 있는 사이일지 궁금하네요. 왜 그녀에게 말을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인지도 궁금합니다. 단문만으로도 읽는 사람의 뒷내용을 더 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대화가 많아서 짧아 보이는 것이 아쉽네요.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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