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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5 (00:17:55)
원피스를 입고 해변을 걷고 있는 소녀는 소라를 왼손에 쥐고 귀에 대고 있었다. 하늘에는 갈매기가 날고 있었다. 하지만 소녀의 곁에 오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소녀는 갈매기에게 손을 흔들었다. 소녀의 인사에는 바다만이 흰 거품을 뿜으며 답할 뿐이었다. 

파도는 조금씩 거세게 일었다. 작은 물고기들이 파도에 휩쓸렸다가 다시 사라지곤 했다. 소녀의 발자국은 쉬이 없어졌다. 그래 이렇게 사라지는거구나. 바다를 처음 본 소녀는 그렇게 걸으며 사라져가는 자신의 발자국을 관찰했다. 

주저 앉았다. 잠시 소라를 놓고 모래에 손을 댔다. 바닥에 대고 손을 꽉 누르고 있으니 파도와 함께 아래의 모래가 쓸려갔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모래의 감촉은 고왔다. 흰 손이 모래에 조금씩 파묻힐 즈음 소녀는 손을 떼고 다시 일어났다. 

해는 점점 뜨거워졌다. 소녀의 여린 살갖은 붉게 익었다. 하지만 소녀는 바다가 너무 좋았으므로 걷는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늘 하나 없는 해변을 소녀는 계속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조금씩 시야가 흐려졌다. 다리에 힘이 풀려 잠시 주저앉았다가 다시 일어나 계속 걸었다. 파도치는 소리는 같았다. 갈매기들이 저 멀리 날아다니는 풍경도 같았다. 소녀의 걷는 속도는 느려졌다. 소녀는 처음부터 쭈욱 한 방향으로만 걸었다. 그림자는 처음 걸었을 때와는 달리 왼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소녀는 그렇게 힘을 짜내어 앞으로 계속 걸어갔다. 

바람이 서늘해졌을 즈음이었다. 

"오빠!" 

소녀는 아까부터 쥐고 있던 소라를 내던지고 달렸다. 깊게 패인 발자욱은 파도에 한번 쓸려갔는데도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앞에 서 있는 소년에게 소녀는 뛰어가 안겼다. 반동에 소년이 뒤로 주춤 하긴 했지만 넘어지지는 않았다. 

"오빠. 오빠." 

소녀의 흐느낌에 소년은 소녀의 절은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2011.04.21 23:19:55 (*.56.120.221)
꿈꾸는중

애니매이션의 느낌으로 상상을 해보려고 했는데, 상상하면서도 계속 끊기는 느낌이 든다. 뭐라고 할까...묘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세밀하게 묘사한것 같긴 한데 뭔가가 부족하다. 마음에 드는 부분은 소녀가 소년에게 뛰어가는 부분, 이 부분만큼은 소라를 내던지고 달려가는 모습을 억지로(?)라도 상상해보려고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소년이 반동을 느껴 주춤 하다가 다시 중심을 잡고 소녀를 끌어안고 있는 장면이 클로즈업되면서 소설이 끝날 것 같아서, 웬지 해피엔딩인것 같아 기분이 좋다. 여기서 선택한 단어는 '발자국'

2011.04.21 23:20:23 (*.56.120.221)
wyvern

소녀가 매일매일 저렇게 오빠를 기다리는지, 아니면 오빠가 멀리 가 있다가 오늘 온 건지 궁금해지네요. 문단 하나에 시간이 지날 때마다 소녀가 계속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또 소녀의 걸어온 길과 기다림의 길이가 동일시되는 느낌이네요. 좋은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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